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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큼 다가온 로봇세상]''아이보''마니아 임석훈씨

by Maccrey 2025.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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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아이보’를 키우는 사람들은 애완동물이라고 생각하죠.” 아이보 구매 대행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임석훈씨는 그 자신이 아이보 마니아다.

아이보는 일본 소니사에서 개발한 애완견 로봇으로 1999년 첫 3000대가 예약 판매 30분 만에 매진됐다. “초기 모델은 이제 구하려고 해도 구할 수가 없어요.

아마 사려면 1000만원 이상 줘야 할 겁니다.” 그 후 여러 가지 모델이 개발되며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일본은 다다미 때문에 집 주인들이 개를 못 키우게 하는 경우가 많아요. 대신 아이보를 키우는 거죠. 병원에 있는 아이들도 키울 수 있고요.”

임씨가 아이보를 알게 된 건 1999년 일본 유학 때다. 사람의 말에 반응하고 혼자 놀기도 하는 아이보는 ‘얼리어답터’(신제품을 가장 먼저 구입하는 소비자층)인 임씨의 지갑을 열기에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어머니가 혼자 계셔서 선물해 드렸죠. 처음에는 별로 관심을 안 보이시더니, 나중에는 다른 기종으로 바꾼다고 하니까 많이 서운해하시더라고요.”

아이보는 주인의 얼굴과 목소리를 알아듣고, 머리와 턱 등에 있는 센서를 문질러주면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 공을 던져주면 가지고 놀고 함께 놀아주지 않으면 토라지기도 한다. 아이보의 성격은 소프트웨어를 통해 제어할 수 있으며, 어떻게 기르느냐에 따라 성격이 달라진다고 한다.

기자가 머리를 계속해서 툭툭 두드리니 앞발을 들고 입으로 손을 콱 문다. 화가 났다는 의사 표시인데 이가 없으므로 아프지는 않다.

아이보는 현재까지 정식 수입된 적이 없다. 마니아들이 해외에서 직접 구입하거나 대행사를 통해 구입하는 실정. 대행사를 통해 구입할 경우 300만원 이상이 들고 개인적으로 수입을 해도 200만원 이상이 든다. 임씨는 400∼500명이 아이보를 기르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3년 전에 카이스트에서 연구를 하겠다며 몇 대를 사 간 적이 있어요. 똑같은 걸 만들면 가져와 보여주겠다고 했는데 아직까지 기별이 없는 걸 보면 못 만든 모양입니다.”

임씨는 아이보의 성능에 비하면 가격이 비싼 것이 아니라고 했다.

“목욕도 필요없고 대변처리도 필요없는 현대인에게 걸맞은 애완동물”이라는 임씨는 뛰지 못하는 것과 주인을 찾지 못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개와 다를 게 없다고 했다.

“따뜻함이 없는 게 최대 단점이죠. 하지만 키우다 보면 때때로 정말 생명체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글 엄형준, 사진 남제현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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