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견된 유물에서 드러난 대가야의 미스터리: 첫 ‘대왕’의 흔적

 

대가야는 1500여 년 전, 영남 서부와 호남 동부에 걸쳐 번영하며 신라와 경쟁했던 강소국가였습니다.

최근 대가야 사람들의 최고 지도자를 신라처럼 ‘대왕’으로 불렀다는 증거가 되는 유물이 발견되었습니다.

지난달 27일 발굴이 완료된 경북 고령군 대가야읍 연조리 555-1번지의 ‘대가야 추정 궁성터’ Ⅰ-1구역 해자 바닥에서 '대왕'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토기 조각이 출토되었습니다.

이 토기는 6세기 초반에 만들어진 대가야계 토기로, 발굴 기관인 대동문화재연구원이 현장을 공개한 이후에 출토된 것입니다.

발견된 유물의 의미

토기 조각에는 명확한 ‘大’(대) 자와, 일부 자형이 떨어져 나가 ‘王’(왕) 또는 ‘干’(간)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불완전한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王’ 자가 확실하다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으며, 만약 이 해석이 맞다면, 출토지가 분명한 대가야 유물에서 ‘대왕’이라는 호칭이 확인된 최초의 사례가 됩니다.

이 유물은 대가야 지배세력의 내부 위계 구조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역사서에는 고구려, 백제, 신라의 수장을 ‘왕’이라 불렀으며, 신라의 경우 법흥왕 때 ‘대왕’이라는 칭호를 사용한 기록이 있지만, 가야 사람들의 지도자 호칭에 대한 기록은 없습니다. 이번 발견은 대가야의 최고 수장을 ‘대왕’이라 불렀다는 실물 자료로, 대가야의 정치적 지위와 위계를 드러내는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발굴 현장의 중요성

출토 지점이 대가야 궁성터로 추정되는 유적의 해자 바닥이라는 점도 중요합니다.

이는 대가야 궁성터임을 입증하는 또 다른 고고학적 근거가 됩니다. 대가야계 유물에서 ‘대왕’이라는 명문이 나온 선례는 1990년대 이래 충남대 박물관에서 소장해온 ‘대왕’ 글자가 새겨진 대형토기인 유개장경호가 있지만, 이는 출처를 알 수 없는 도굴품이어서 신빙성이 떨어집니다.

대가야의 역사적 맥락

김세기 대구한의대 명예교수는 “대가야는 다른 가야 소국들과 달리 5세기 말 중국 남조 남제에 사신을 보내 수장이 공식 작위를 받았고, 그 뒤 신라처럼 고대 국가급으로 성장하게 된다”며 “대왕 명문 토기의 발견은 고대국가 단계에 이른 대가야의 국가 체제를 보여주는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했습니다.

대동문화재연구원은 9일 오후 2시 대구시 두류동 연구원 건물에서 고대사, 고고학 전공자들을 초청해 명문 토기를 공개하고 의견을 듣는 설명회를 열 예정입니다.

이번 설명회에서 추가적인 학문적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번 발견이 대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이며, 대가야의 정치적 위상과 사회구조를 재조명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입니다. 앞으로의 연구가 더욱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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